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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설천봉에서 본 상제루와 상고대 본문

Photo & Camera/사진 에세이

덕유산 설천봉에서 본 상제루와 상고대

2018. 12. 21. 07:12

몇년전 눈의 높이가 허리까지 찰 정도로 많은 눈이 쌓였던 겨울...

필름카메라 하나 들고 정상으로 향합니다.

무주리조트 곤돌라 타는 입구에서 날씨가 좋지 않을거라는 안내원들의 조언(?)을 듣고 곤도라를 타고 올라 갔습니다.


혹시나 산 정상이니 상황이 급변해서 날씨가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조금 있었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눈보라와 극심한 기상 변화로 사진을 찍을만한 상황이 되질 않았습니다.

슬픈 예감과 안좋은 일기예보은 틀리는 적이 없습니다. 


정상은 눈보라가 휘날리고 스키 타기에도 안좋은 환경이라 사람도 없습니다.

바람때문에 서있기도 힘들 정도라서 산 정상 휴게소 안에서 몸을 녹이던 중...

갑자기 바람이 멈추고 한줄기 빛이 내려 왔습니다.

빛이 사라질새라 서둘러 찍었습니다.

나중에 현상해보니 나름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전자식 보다 기계식 카메라가 좋은게 하나 있습니다.

이렇게 춥고 안좋은 날씨에도 정상 작동을 합니다.

배터리로 가는 기계들은 배터리가 날씨를 못견디고 기절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래서 촬영 중간중간 가슴속에 품어 체온으로 온기를 유지시켜 주어야 합니다. 

라이카 M6는 이럴때 제 실력을 발휘 합니다.

배터리는 노출계 쓸때만 필요하니 한겨울에도 카메라를 따듯하게 지켜줄 필요가 없습니다.



눈보라가 많이 불고 기상이 안좋았는지 사람들이 없습니다.

옥황상제가 살았던 곳이라서 상제루라고 이름 붙였나 봅니다.

사람 없는 상제루를 보니 웬지 옥황상제가 내려 올 것 같습니다.

 

혹시나 날씨가 좋아질 수 있을까 하염없이 기다려 봤지만 역시나 였습니다.

상제루에 있는 커피샵에서 따듯한 커피만 몇잔 들이킨 채 그냥 내려왔습니다.

한 겨울 산 정상의 날씨는 시시각각 변하니 참 무섭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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