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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Camera/장비 이야기

라이카 M6에 대한 간략한 소감

2017. 1. 4. 19:44

사진을 취미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기종의 변경을 자주 합니다.

좀더 낳은 사진을 위하여, 새로운 기계에 대한 호기심에, 폼 나기때문에 등등.. 


처음에는 니콘 F4를 사용하였습니다.

그 뽀대, 그 현란한 SLR의 편의장치... 초보가 쓰기엔 과분할 정도의 다양한 기능과 감당하지 못할 무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쓰다 보니 점점 그 단점들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그 무게가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이라도 할라 치면 삼각대 포함 7-8kg이나 되는 촬영장비를 들고 다니기엔 체력이 딸립니다.

사진작가도 아니고 사진만 찍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Main이 여행이고 Sub가 촬영인데 사진기 때문에 여행지가 바뀌고...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 같았습니다.

그 좋아보이던 카메라가 단점들이 슬슬 보이기 시작하고 이제 초보 티를 벗으려는 그 즈음(노출과 심도가 뭔지 파악한 시기) 라이카 m6 라는 그 빨간딱지 붙은 기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순순히 내 말을 잘 들어주던 니콘의 F4를 별의별 혐의(?)를 뒤집어 씌어 방출해 버립니다. 


라이카 M6는 뷰파인더 배율에 따라 0.72, 0.85, 058 등이 있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게 0.72 배율입니다.

1984년 부터 발매 되었으며 1999년 라이카 M6 TTL 버전이 나옴에 따라 단종됩니다.

또한 라이카 M6 실버와 M6 블랙이 있는데 블랙의 경우 황동재질이 아니라서 페인트가 벗겨져도 그닥 이쁘지 않습니다.


요즘 DSLR에 비교하면 라이카 M6는 당황스러울 만큼 단순한 기계입니다.

뷰파인더와 필름과 약간의 시차도 있고, 그립감은 최악이고, 노출시스템은 한가지 뿐이고, 뽀대(?) 또한 지금 쓰던 것과는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


라이카 M6는 단순히 찍기 위한 기능만 모아 놓은 카메라인것 같습니다.

사용자의 편리성을 철저히 무시한 카메라를 구입했습니다. 



외관 


라이카 M6의 첫인상은 벽돌모양의 바디에 비스듬히 기운 리와인드 노브가 인상적입니다.

한번 잡아보니 차가운 금속성 느낌을 주는 그 만듦새가 보통이 아니다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왠지 고이고이 다루어야 될 것 같은 아주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흠… 기계가 사람을 부리면 안되는데….

라이카 M6는 노출계를 제외한 모든 것이 완전 수동식이기 때문에 아주 추운 겨울 등 극한의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나 그런 상황에서 써보질 못했습니다.



50mm F2 즈미크론 렌즈를 마운트한 M6의 모습입니다.

비한방울 맞추면 안될 것 같습니다.^^;

렌즈도 다른회사와 같은 50mm 화각 이라도 손으로 느껴보면 좀 다릅니다.

뭐랄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네요. 


반면 라이카 M6의 그립감은 거의 대부분 기계식 카메라가 그렇듯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나온 M-그립을 다는 경우가 있는데 오래 쓰다보면 밑판의 변형이 온다고 합니다.

모터 드라이브장치인 모터-M을 쓰면 그립감이 극적으로 향상이 됩니다.


라이카 M6의 제일 당황스러운 건 필름 장착할 때 입니다.

다른 필름카메라들은 한손으로 필름을 갈아 넣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밑뚜껑 따고, 


뒷판 열고,

두손으로 필름을 정성스럽게 넣고,

필름이 잘 들어갔는지 한번 감아보고,

뒷판 닫고,

밑뚜껑 닫고,

….


좀 적응이 안 되는 부분 입니다. 



휴대성 


35mm가 나오게 된 배경이 바로 이 휴대성 때문인데 요즘 나오는 고급 DSLR 카메라를 보면 이를 완전히 무시(?)한 것 처럼 보입니다.

좀 사진 찍을 만한 장소에 가보면 빽통에 대포에 이에 걸맞는 어마무시한 트라이포드를 메고 땀 흘리며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하곤 합니다.


라이카 M6에 50mm 즈미크론를 마운트하면 그냥 조그만 가방에 들어갑니다.

바디 하나 렌즈 3개(28mm, 50mm, 90mm) 넣어 그냥 부담 없이 갔다 올 정도로 휴대성에선 매우 만족할 만합니다.

라이카 M6의 바디 무게만 600g도 안됩니다.(음 고기 한근 정도?).

기변을 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28mm f2.8 엘마리트 렌즈를 마운트한 라이카 M6의 모습입니다.

엘마리트의 사각형의 후드가 참 인상적입니다


화질 


사용자들의 논쟁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부분이고 또 그만큼 민감함 부분입니다.

내 입장에서보면 가장 할말이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_-;

화질을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라고 말할 수 있는정도의 고수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능 


당연히 요즘 나오는 DSLR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후진 성능을 보여줍니다.

DSLR은 자동초점에 다양한 측광 방식, 조리개우선, 셔터우선, 매뉴얼모드 그것도 모자라 다양한 모드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라이카 M6는 완벽한 수동입니다. 

아이들 찍으려면 움직임이 빠른 피사체는 찍는다는 것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도 아마 불가능 할 겁니다.

장점은 50mm의 경우 셔터 스피드를 1/15까지 낮추어도 미러 충격이 있는 SLR과는 달리 별로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사진계의 아버지격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1/4까지도 흔들림 없는 사진을 만들 수 있도록 매일 공셔터를 날리며 연습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화각의 변화를 렌즈를 바꾸지 않고도 볼 수 있습니다.

뷰파인더 밑에 있는 레버가 프리뷰 레버인데 처음엔 SLR의 심도 미리 보기 버튼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라이카 M6에 있는 다양한 화각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다.

렌즈를 장착하면 렌즈에 맞는 화각이 자동으로 세팅이 됩니다. 

이때 제일 왼쪽으로 놓으면 35mm, 135mm화각이 보이고 가운데 50, 75mm 제일 오른쪽은 28, 90mm의 화각을 보여줍니다. 

라이카 M6는 렌즈를 바꾸지 않아도 화각별 변화된 프레임을 볼수 있어 사진 만들기가 좀 편해집니다. 

일반 DSLR유저가 주의해야 할 사항은 뷰파인더가 깨끗하게 보인다고 초점이 맞은게 아닙니다.

셔터를 누르지 말고 정확히 피사체의 이중상이 합치 됬는지 확인 해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무심결에 초점이 맞은 줄 알고 셔터를 누른 아주 많은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끔 그런 실수를 합니다. 



90mm f2.8을 마운트한 라이카 M6입니다.

망원렌즈임에도 불구하고 참 귀엽다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라이카 M6는 상판에 글씨가 없는데 일본 판매용은 라이카 M3 상판처럼 글씨를 프린트해 놨습니다.



Epilogue 


라이카 M6는 외부 과시용으론 최악의 카메라입니다.

물론 아는 사람들은 다시 한번 쳐다보고 우와 하고 말 한번 걸어보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시하고 다닙니다.

골동품이 아니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역시 Snap이나 Candid Photo에 제격인 카메라 입니다. 

일상에서의 모습을 기록하기엔 참 좋은 도구라 입니다.


그리고 풍경사진을 찍을 때도 매우 유용할 것 같습니다.

라이카 M6를 쓰면서 느낀 점, 예전엔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사진을 찍는 기분이 납니다. 

기타 장점,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듭니다.

한장 한장 찍을 때 좀더 생각을 하고, 필름 감고, 초점 맞추고, 노출 조정하고, 찍고 나서 생각하고… 가끔은 DSLR의 연사가 그립습니다. 



라이카 M6의 기계에 대한 이야기나 렌즈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사용해 본 후 좀 나중에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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